[뮤지컬] 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 - 구글 무비
"신나게 흔들어라."
더 퍼지 : 포에버를 보고서 생각났다.
물론 두 영화는 이민자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사과와 랍스터만큼 다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워싱턴 하이츠라는 동네가 있다.
영화의 제목을 직역했을 때 '하이츠에서'라고 읽히는 것처럼,
영화는 라틴 계열 이민자들이 여럿 모여사는 워싱턴 하이츠에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라피티를 그리는 청년, 상점들을 여는 상인들, 더운 날씨에 빙수를 파는 피나 구아 아저씨.
키워주신 할머니와 운송회사를 다니는 친구 케빈, 운송 회사의 사장님,
사촌 동생 소니, 미용실 사람들, 그리고 한 눈에 반한 바네사까지.
하이츠 사람 모두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뮤지컬 영화답게 주된 이야기 전개는 노래와 함께 진행된다.
더불어 하이츠에서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라틴' 계열 사람인 덕분에,
영화는 전체적으로 신나고 밝은 힙합, 살사, R&B가 기가 막히게 섞여서 흘러나온다.
또한 라틴하면 춤이지 않은가, 쉴 틈도 없이 군무가 몰아친다.
수영장 장면은 영화를 보고서도 한동안 잊히지가 않는다.
오프닝은 유튜브에 풀버젼으로 올라와 있어서 수십 번을 넘게 돌려봤다.
영화의 이야기는 주로 빈곤층인 이민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누군가가 1등 복권을 샀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중심은 절대 '돈'으로 흐르지 않는다.
우스나비가 아이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누가 1등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메리칸 드림. 이민자들은 꿈과 희망만을 가지고 낯선 땅으로 향한다.
살고 있는 곳에서 쫓겨날 걱정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대규모 정전을 통해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빛'조차 빼앗아버린다.
절망과 좌절은 잠시뿐이다.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평범한 일상이라도 지킬 것이라고 외치는
하이츠 사람들이 더없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외로움과 무게감, 보이지 않는 희망으로 가득한 일상이 계속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품은 꿈과 희망이 언제가는 새로운 나날을 만들어줄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 자체는 사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케빈과 니나의 이야기는 중후반부에는 사실상 잘 나오지도 않고,
이야기의 가장 큰 핵심인 복권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듯 언급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저런 이야기의 구멍조차 머릿속에 남은 압도적인 연출로 인해 생각나지 않는다.
관객은 그저 보고 즐기며, 마음 속에 꿈을 담아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별점은 ★★★★★ (5/5)
시간이 된다면,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