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Book

[현판] 선 넘는 회사원이 너무 유능함 - 한룡 / 문피아

JJong_2 2022. 5. 16. 14:59

"익숙하면서 새로운 트렌드"

 

이혼물이 무료 연재란을 도배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어느 정도 자정 작용이 이루어진 건지, 공모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바뀐 건지

새로운 작품들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피아,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중에서 초보 작가가 업계에 발을 넣어볼 수 있는

플랫폼은 문피아다. 

자유연재, 무료 연재, 유료 연재로 깔끔하게 이어지는 구조면서, 많은 웹소설 출판사에서도 

항상 주시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공모전 시기에는 평소보다 훨씬 퀄리티 있고 유료까지 따라갈 만한 작품들이 나와서 기대치가

올라가기도 한다.

작년 일러스트와 관련된 논란으로 많은 독자가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초보 작가를

위한 가장 좋은 플랫폼은 문피아다.

 

이번 작품 역시 문피아의 무료 연재작 중에 하나다.

이혼물 이후로 새로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작품이며, 새롭다고 하기에는 익숙한 주제이다.

 

조금 전문적인 업계를 주제로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업계를 경험했던 회사원이었고,

현대 판타지 장르 중에서도 회사원이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역시 회사원이다.

'신입사원인 내가 사장님의 눈에 들어가서 폭풍 승진?' 같은 상상은 모두가 다 한 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하루하루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회사원들에게 남의 이야기라도 사이다가 주어지고, 기회에 대한 성과가

정당하게 주어지는 회사원 소설은 공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소설 '선 넘는 회사원이 너무 유능함' 역시 그렇다.

소설은 영화 제작사에서 근무하는 주인공이 회귀를 하면서 시작한다.

모 기업에서 실제로 인사평가 과정에서 진행했다는 '당신과 일하기 싫습니다.'라는  평가를 가득 받은

주인공은 배신과 몰락의 충격으로 인해 회귀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개연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일은 매우 잘하지만, 주변을 돌보지 않는 전형적인 워커홀릭형 인물이다.

본인을 위험으로 느끼는 상사들을 신경쓰지 않고, 작은 실수를 한 부하 직원에게 위로보다는 과한 질책을 준다. 사실 오히려 이 부분의 개연성이 조금 이상했다. 혼자서 아무리 일을 잘해도 손은 두 개일 텐데..?

 

어쨌든 주인공은 정치력이 없었던 저번 생을 후회하여 회귀를 하게 되고,

저번 생보다는 좀 더 주변을 챙기게 된다.

본인을 몰락에 빠트렸던 악역들과는 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선을 긋고,

주변을 챙기며 본인의 사람을 만들기 시작한다.

 

주 소재가 되는 것은 역시 영화이며, 부수적인 소재는 마케팅이다.

아마 작가님이 관련 업계인이거나, 자료 조사를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용어에 * 를 써서 각주를 적어주는 점은 솔직히 좋은 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쭉 읽어 내려가는 전개를 방해하는 느낌이 과하다.

 

이 소설의 추천하고 싶은 점은 '제목'이다.

이혼물의 다음 트렌드가 되는 주제는 '하극상', '회사원' 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소설의 제목 역시 선을 넘은 회사원이라는 것 때문에 하극상을 저지르고 

상사에게 복수 아닌 복수를 하며 사이다를 주는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저런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소설의 제목이 굉장히 중의적이다.

주인공은 회귀를 하면서 본인의 주변 인물들과 자신을 연결한 '선'을 볼 수 있게 된다.

흔히들 말하는 인연의 붉은 실을 상대방의 감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색의 선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본인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의 선을 넘으면서, 

좀 더 긍정적으로 바꾸어가는 주인공은 유능하다.

 

악역들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들을 표현한 작가님의 필력도 좋고,

이후에 스토리 전개 역시 궁금해진다.

 

회사생활이 하루하루 힘든 이에게 추천한다.

 

별점은 ★★★☆☆ (3/5)